포스코 차기회장 ‘탈TJ’냐 ‘탈MB’냐… 朴心이 관건

입력 2014-01-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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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고 김학렬 전 부총리(왼쪽부터)가 1970년 4월 1일 경상북도 영일군 대송면 동촌동에서 진행된 포항 1기 설비 종합착공식에서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제공 포스코

1970년 4월 1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한자리에 있었다. 경상북도 영일군 대송면에서 열린 포항종합제철(포스코의 전신)의 포항 1기 착공식 자리였다. 이날 이들이 누른 발파 버튼은 한국 철강산업의 태동이었다.

그로부터 44년이 지난 현재,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은 ‘탈(脫) 박태준’이냐 ‘탈 MB’냐가 화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창업자는 사실상 박정희 전 대통령인 만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지금 박태준 명예회장 지우기에 나서는 것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차기 회장 후보인 오영호 코트라 사장이 회장이 되면 ‘탈 박태준’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실 지난해 11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차기 회장은 외부인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포스코=박태준’ 공식을 깨뜨리는 것과 동시에 대대적 내부 개혁을 단행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 외부인사가 유력하다고 점치기에는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종 후보 5인 중 내부인사가 4명이나 돼 차기 회장은 내부인사가 될 것이란 전망에 급격히 무게를 더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내부인사를 통해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주축이 돼 세운 현 경영진의 탈피에 나설 수도 있다. 또 이번 후보 선정에서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포스코의 김준식 사장, 박기홍 사장과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이 모두 탈락하면서 현재 경영진과 거리를 뒀다.

5인의 차기 회장 후보군이 발표되면서 포스코 이사회의 이번 후보 선정이 내부인사 일색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후보 선정에서 승계협의회를 설치, 사상 처음으로 외부 전문기관에 외부인사 찾기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부총리급 인사와 현 공기업 수장이 후보로 검토돼 업계에 큰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최종 후보 명단을 보면 포스코가 요란스럽게 수레만 이끌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포스코에 외부인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온 데는 포스코 내부의 탓이 크다. 2010년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포스코는 최근 반토막이 나면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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