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세계 경기회복 수혜 기대 어렵다”

입력 2014-01-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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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하나의 잣대가 모든 국가·기업에 적용 안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새해 첫날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투자의 귀재’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의 신년사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낙관론을 경계하라는 조언이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새해 첫 편지에서 “최근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위험자산의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그러나 하나의 잣대를 모든 국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문제는 수년간 조금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 급속한 고령화에 대한 대비는 개선의 조짐이 없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속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장밋빛 전망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실제 새해 첫날 증시 거래일이었던 2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로 인해 1960으로 후퇴했다. 환율과 실적 부담감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시 ‘바로미터’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불안감에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 3인방도 급락했다.

이어 “일반론이 아니라 문제의 실체와 본질을 정확히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신년사에서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 가계의 자산 비중에서 보험과 연금이 처음으로 은행 정기예금을 추월했다”며 “IT에서의 융합, 컨버전스(convergence)가 모바일 디바이스였듯 향후 금융의 컨버전스는 연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가계자산이 국내 아파트에 집중된 결과 나타난 가격하락과 시장의 실패를 교훈 삼아 고객의 연금자산이 국내 일변도에서 아시아, 글로벌 마켓으로 분산 배분되도록 소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10년에 걸친 해외 진출 마디마디를 되돌아보면 아쉬움도 있고 부침도 있었지만 나는 단 한시도 미래에셋 국제화를 후회하거나 주저한 적이 없다”며 “지금 미래에셋은 글로벌 운용능력을 갖춘 투자 전문그룹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정이 만날 때 창출된다”며 “우리가 흘린 땀과 열정으로 한국 자본시장과 금융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2014년을 만들어 나가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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