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소주를 하이트홀딩스 자회사로 ... 회사측 "고려한 적 없다" 부인
[대기업계열사추적]하이트그룹이 최근 지배구조를 변경한 것은 진로소주 매각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손자회사인 진로소주 주식과 하이트진로산업 주식을 맞교환했다. 이번 주식교환으로 하이트진로는 지주사에 진로소주를 내주는 대신 교환가치 차액으로 158억원의 현금을 받았다.
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진로소주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관계자는 “재무기획적인 입장에서 볼 때 진로소주를 하이트진로홀딩스 자회사로 둔 것은 진로소주를 매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분석이 제기되는 것은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내년 상반기에 갚아야 할 부채만 2200억원에 달하는 등 자금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부채비율을 줄이는데 집중해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에 대해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부채비율은 138%였으나 지난해 8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내년 초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과 사채가 만만치 않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는 9월 말 기준 유동부채는 6223억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이 3126억원으로 전년 동기(4270억원) 대비 37% 줄었지만 유동성사채 3097억원이 새로 생겨 전기말 대비 4270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사채 1000억원은 2014년 2월 26일, 1200억원은 4월 25일이 만기다.
현재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36만원에 불과해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재무기획이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영업이익증가율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97, 96, 95로 매년 낮아지고 있어 현금 확보도 쉽지 않다. 진로소주는 장부가액이 603억원이지만 주식가치는 1083억원으로 알짜 회사다. 영업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실제 가치는 이 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내년 초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에 대해서는 대환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진로소주 매각을 고려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진로소주는 2002년 6월 20일에 설립돼 주류의 생산 및 판매와 수출입 등을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는 회사이다. 2007년 (주)진로 마산공장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된 엘엠을 흡수합병한 뒤 상호가 (주)진로소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