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잔치 벌이는 중국 기업들, 리카싱의 지혜 배워라”

입력 2013-12-06 13:30수정 2013-12-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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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부채, GDP의 127% 달해…리카싱의 허치슨왐포아 부채비율 43% 불과

외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는 중국 기업들은 아시아 최대 갑부인 리카싱의 신중한 면모를 배워야 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페인 은행 BBVA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부채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27%에 달한다. 이는 다른 신흥시장 평균인 7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중국 최대 갑부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은 총자산이 651억 달러(약 69조원), 총부채가 494억 달러로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76%에 이르고 있다.

왕젠린처럼 많은 부동산개발업자가 부동산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돈을 차입해 토지를 매매하거나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과열을 억제하고 있어 이런 성공모델을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

방코산탄데르의 안토니오 황 아시아 구조화 무역금융 대표는 “많은 중국 기업이 매우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리고 이를 갚을 길이 없는 막막한 상황에 처했다”며 “자금조달 상황이 빡빡해져 일부 기업은 파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리카싱이 이끄는 기업들은 돈을 더 빌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이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카싱의 대표기업인 허치슨왐포아는 부채비율이 43%에 불과하다고 WSJ는 전했다.

사실 리카싱의 주력 사업인 항만과 전력, 통신 등은 경기주기 영향을 덜 받으며 꾸준하게 현금이 들어온다.

그에 비해 왕젠린의 다롄완다는 매출의 83%가 경기불황에 큰 타격을 받는 부동산 매매로부터 나오고 있다. 다롄완다는 지난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자금차입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그러나 완다는 올해도 10억 달러를 들여 런던에서 가장 높은 호텔을 인수하고 또 다른 10억 달러를 투입해 영국 요트업체 선시커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리카싱은 지난주 중국 남방도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과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과열됐다”며 “이에 우리는 토지매매를 줄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빚에 대해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후룬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의 억만장자 수는 이미 미국을 웃돌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제 중국 부자들이 공격적으로 재산을 늘리기보다는 리카싱처럼 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 지 고민할 때라고 WSJ는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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