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풀린 금융주 공매도, 득실은

입력 2013-11-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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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헤지펀드 안착에 기여 … 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가 5년만에 해제됐다. 시장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공적 안착을 유도하는 것도 주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900선으로 밀려난 상황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매도 역기능을 소화할 만큼 시장이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 해제 배경은?

13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제도의 순기능을 제고하기 위해‘공매도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고 내일(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금융주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생겨났다. 대외 불확실성에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주가 폭락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는 의구심이 생겨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가 가해졌다. 그러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공매도의 순기능을 정부가 제한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고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공매도는 정보가 가격에 즉시 반영된다. 정보 효율성이 뛰어나 주가가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가격 적정성이 보장되다 보니 거래가 활발해지고 시장 유동성도 풍부해진다.

공매도는 헤지펀드에게도 필요한 수단이다. 헤지펀드는 초단기 거래를 한다. 롱숏, 무위험차익거래 전략을 활용하려면 공매도를 활용해야 한다.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되면 숏전략 투자 풀이 풍부해지게 된다. 헤지펀드의 초단기 거래는 시장 유동성을 풍부하게 해 선순환 고리를 만든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올해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이 비교적 안정되고 있어 자본시장 활력을 위해서 공매도를 허용한다”고 말했다.

◇“타이밍 안 좋다…변동성 확대될 듯”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매도 역기능을 흡수할 만큼 한국 시장이 성숙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공매도 때문에 법정까지 갔고 증시 ‘바로미터’ 삼성전자 조차도 외국인 숏커버에 휘청였다.

공매도를 허용한 타이밍도 문제다. 시황이 급변할 때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 하락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그런데 최근 금융주들은 실적 악화 우려감에 극심한 오르내림을 보이고 있다. 실제 증권업종지수은 연초후 20% 넘게 급락했고 은행주도 4.38% 미끄러졌다. 더욱이 최근 코스피지수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감에 1900선으로 밀려났다.

A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을 투명하게 만드려는 금융당국의 노력은 이해하지만 업황 자체가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공매도가 허용되면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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