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 기업 M&A 관련 회사채 발행 올들어 15% 증가…2007년 이후 최대
인수ㆍ합병(M&A)채권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투기등급 기업의 M&A 관련 회사채 발행 규모는 629억 달러(약 6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금융전문 정보제공업체 딜로직은 M&A채권 발행 규모가 2007년 이후 6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투기등급 M&A회사채 발행은 전년보다 1억 달러 줄어든 488억 달러였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회사채 발행이 141억 달러로 세 배 가까이 늘면서 M&A채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고 FT는 전했다.
주요 M&A채권 발행을 살펴보면 미국 미디어업체 리버티글로벌이 지난 2월 영국 2위 케이블TV업체 버진미디어를 160억 달러에 인수한 것과 관련해 27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국 병원 운영업체 테넷헬스케어는 뱅가드헬스시스템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46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H.J.하인즈도 지난 3월 31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높은 금리를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시장에 다시 관심을 갖고 많은 기업이 이를 활용해 활발하게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M&A채권시장도 같이 호황으로 접어들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글로벌 정크본드 발행은 올들어 지금까지 395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 재정위기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면서 이 지역에서 대부분의 정크본드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한편 막대한 현금을 축적한 기업들이 M&A에 나선 것도 관련 채권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글로벌 기업의 현금 보유 규모는 82.8% 늘었다. 지난해 전체 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했다.
버라이즌이 영국 보다폰이 갖고 있던 미국 이동통신합작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 지분을 지난달 130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하는 등 M&A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버라이즌은 M&A와 관련해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인 490억 달러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미 대형 M&A를 발표한 회사가 많기 때문에 관련 채권 발행이 추가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지난달 경쟁사인 도쿄일렉트론과 합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