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최근 얇은 베젤 경쟁에 나섰다. ‘베젤(Bezel)’은 시계 유리판을 고정하는 주변 테두리를 일컫는 말에서 시작했다. 최근에는 모니터와 램프 등의 성능과 디자인이 중요시되면서 얇은 베젤이 하나의 트렌드로 퍼지고 있다. 베젤이 얇을수록 화면에 의한 전달력과 몰입감도 크다.
삼성과 LG는 각각 상업용 디스플레이인 LFD(Large Format Display) 시장에서 ‘얇은 베젤 만들기’를 경쟁 중이다. 얇은 베젤은 여러 개의 모니터를 쌓아올려 하나의 커다란 ‘비디오 월(Video Wall)’을 만들 때 유리하다. 모니터와 모니터 연결부분, 즉 화면과 화면 사이 경계가 좁을수록 전체 영상을 표현하거나 정보를 전달할 때 유리하다.
기존의 비디오월에 사용된 LFD는 화면간 경계가 5㎜가 넘어 화면 경계선이 뚜렷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연결 부분의 두께를 3㎜대로 줄인 LFD를 최초로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슬림 베젤’경쟁이 시작됐다.
삼성전자의 55인치형 LFD는 왼쪽과 위쪽 베젤이 각각 2.4㎜, 오른쪽과 아래쪽은 각각 1.3㎜다. 제품들을 가로 세로로 이어 붙였을 때 연결 부분의 두께가 3.7㎜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서 화면을 바라보면 화면과 화면사이의 경계선을 인식하기 어려울만큼 선이 좁아졌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초슬림 3.7mm 베젤의 ‘세계 최소 사이즈’ 타이틀은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날 LG디스플레이가 다른 행사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울트라 내로우 베젤’ 비디오월을 선보이면서 ‘세계 최소’ 타이틀은 LG 측으로 넘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연결부분의 두께가 3.6㎜에 불과한 모니터를 선보이면서 삼성전자(3.7mm)를 불과 0.1mm 차이로 앞질렀다.
LG디스플레이의 PD(Public Display) 담당 전준 상무는 “세계 최소 베젤을 구현한 비디오월 개발로 극장, 전시회장, 쇼핑몰과 같은 공공장소의 퍼블릭 디스플레이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퍼블릭 디스플레이 영역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젤 두께는 LG 측이 0.1mm 앞섰지만 시장 장악력은 삼성이 크게 앞서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FD시장에서 2011년 12.5%, 2012년 19%에 이어 올해 상반기 2∼6위 업체의 점유율을 합한 것보다 높은 26.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면 베젤의 두께는 자체적인 수치 싸움에 불과하고 실제로 0.1mm 차이를 가늠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하며 “다만 경쟁사끼리 기술개발을 반복하면 더 나은 제품을 속속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