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정책처 내년 경제성장률 3.5% 전망…정부 예산안 전망치보다 0.4%P↓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모두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제시한 3.9%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제 전망 하향 조정이 현실화 되면서 주먹구구식 세입추계 논란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가 7일 ‘2014년 및 중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정부 전망치 3.9% 보다 0.4%포인트 낮은 3.5%로 제시했다. 정책처는 “내년도는 수출 여건이 개선되고, 투자와 소비도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출구 전략 본격화, 재정위기 장기화,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성장률 개선 추세는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현대경제연구원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3.6%와 3.8%로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상황이다.
내년 우리나라 경기를 바라보는 해외 기관들의 시각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전망치를 3.7%에서 3.5%로 내렸다. 모건스탠리, HSBC, BNP 파리바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내년 성장률을 3.5%~3.7%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만 수출 전망과 투자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을 반영해 최근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3.5%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밤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성장률을 3.7%로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8% 안팎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내리막을 걷자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상 경제 성장률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세수가 2조원가량 덜 걷힌다. 최소 0.2%포인트만 떨어져도 4000억원 이상의 세수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내년 3.9%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내년도 예산안을 짠 만큼 성장률이 정부 전망보다 내려가면 세수 추계에는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 결손이 반복돼 또다시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정부는 올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예산을 편성했다가 9조1000억원의 세수 오차를 발생시켰다. 더욱이 내년이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안좋아질 경우 법인세 실적 둔화로 세수 펑크에 대한 우려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도 기재부 현안보고에서 내년 예산안에 근거한 성장 전망치(3.9%)가 너무 낙관적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은 “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나서 나중에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사례가 많다”며“성장 예측에 대해 근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