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ㆍ하원 예산안 ‘핑퐁게임’에 처리 마감시한 넘겨…세계경제에 큰 충격
미국 정치권의 정쟁으로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의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셧다운이 시작됐다.
셧다운 여파로 하루 최소 3억 달러(약 322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세계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전망이라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시장조사업체 IHS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전날 2014회계연도 잠정예산안을 세 번째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잠정예산안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시행을 1년간 유예하는 내용을 담아 통과가 사실상 어려웠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하원 예산안이 올라오자마자 즉각 부결 처리하고 다시 오바마케어를 반영한 예산안을 하원으로 보냈다.
상ㆍ하원의 예산안을 세 차례나 넘기고 되돌려보내는 ‘핑퐁게임(탁구)’을 하면서 결국 1일 자정까지인 처리 마감시한을 넘겨 셧다운이 불가피해졌다.
IHS는 “미국 경제규모가 15조7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손실규모는 작다”며 “그러나 셧다운이 계속되면 기업과 소비자 신뢰와 지출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IHS는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셧다운이 일주일만 이어져도 성장률이 0.2%포인트 깎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이 레바스 재니몽고메리스콧 수석 채권 투자전략가는 “지난 1995~96년 당시처럼 셧다운이 21일간 계속되면 미국 성장률이 0.9~1.4%포인트 축소될 것”이라며 “정부지출은 경제 여러 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지출을 하지 못하면 소득에 대한 직접적 손실보다 큰 충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에단 해리스 글로벌 경제 리서치 공동 대표는 “정부 셧다운이 2주간 계속되면 성장률이 0.5%포인트, 한달간 지속하면 2%포인트 깎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국 의회는 이달 중순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17일이면 연방정보 보유 현금이 바닥나게 된다”며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미국사 전공인 이완 모건 교수는 CNN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정치권의 정쟁이 이제 막 경기침체에서 벗어난 유로존(유로 사용 17국)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셧다운이 부채한도 상향 예정 기한인 이달 중순까지 계속되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