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추석도 잊었다”

입력 2013-09-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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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여 만에 재가동…공동위 3차 회의도

“밝은 아침 햇살이 그동안의 고통을 씻어내주는 것 같았다.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에스제이테크 유창근 대표)

“지금부터 시작이다. 개성공단의 상처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된 공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나인모드 옥성석 대표)

개성공단 사태 166일 만에 공단의 빗장이 풀렸다. 아직은 시운전을 통한 부분 가동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멈춰 있던 기계를 다시 작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입주기업인들은 상기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월 3일 잠정폐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걱정도 앞서지만 남북 근로자들과 함께 기업을 다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만으로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3일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이 160여일 만에 재가동을 맞았다. 공단 관계 차량들이 16일 경기 파주시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향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yangdoo@
1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를 비롯한 근로자 820명이 개성공단으로 출경한다. 이날 당일 입경 예정인원은 377명으로 나머지 인원은 현지에서 체류한다. 추석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장비점검과 완전 가동 정상화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개성공단남북공동위원회가 남북간 상시통행에 합의하면서 이날 총 11차례의 출경과 10차례의 입경이 각각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에 오전 2회, 오후 2회로 입출경 시간이 제한됐으나 이번에는 개선된 출입경 관련 조치가 적용된다.

약 5만명의 일부 북측 근로자들도 절반가량 출근해 근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개성공단 기업들이 노동집약적 산업에 속해 있는 만큼 5개월 동안 일손을 놓았던 북측 근로자들의 업무 적응도 중요 관건이다.

개성공단 정상화로 입주기업인들은 기존 거래선을 다시 확보하고 물량을 생산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기업마다 편차가 있지만 경영정상화까지 1~2년도 예상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유창근 대표(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는 “바이어를 만나 주문을 받아야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주문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다수의 입주기업들이 완전 정상화는 짧게는 2~3개월 정도 예상하는 만큼, 조속히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성석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는 “물량이 없을 뿐더러 북측 근로자들이 전원 출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남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을 정상화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인들의 몫만 남았다”고 밝혔다.

개성공단남북공동위원회는 개성공단 재가동과 동시에 제3차 실무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통행·통신·통관(3통)’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지난 2차 회의 때 합의한 내용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공동위는 2차 회의에서 △전자출입체계(RFID) △외국기업·상공인 대상 투자설명회 10월 중 개최 △기업인들의 신변안전과 안전한 출입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더불어 입주기업들의 개성공단 내 올해치 세금을 면제하고, 지난 4월 사태 이후 발생한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협의해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입주기업인들은 이번 3차 회의에서도 기업인들의 입장을 고려한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는 분위기다. 유 대표는 “5개월 동안 피해를 본 기업들이 가동 정상화를 할 수 있도록, 재기의 기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으면 한다”며 “특히 45개 기업에 지급됐던 보험금을 한 달 내에 상환하라는 통일부의 권고가 있었는데 임금과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주기업들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입주기업인들이 하루 빨리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오늘 개성공단에 올라가 오후 4시에 다시 입경하는데 개성공단의 격양된 분위기를 보고와서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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