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스톡옵션의 두 얼굴

입력 2013-07-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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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대박이 한 방만 터지면 인생역전이 가능하다고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몇 년 후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 일이 힘들거나 급여가 적어도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같은 꿈은 대부분 거품처럼 사그라졌다. 오히려 좌절감만 커졌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스톡옵션 열풍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들었다. 회사 비용이나 줄이자며 스톡옵션을 취소하는 기업이 줄줄이 나타났고, 스톡옵션 때문에 회사 전체가 분쟁에 휘말린 경우도 생겨났다.

2001년 벤처버블 붕괴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의 벤처업계의 자화상이다.

최근 여당이 스톡옵션(stock option) 과세 완화와 소득세 분할납부를 골자로 하는 조세특례제안법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다.

스톡옵션은 일정 수량의 회사 주식을 특정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ㆍ창업기업의 인재 영입의 주요 수단으로서 국내 벤처산업 활성화에 적잖은 기여를 한 게 사실이다.

실제로 많은 벤처 기업인들이 1997년 4월 도입된 스톡옵션을 통해 부를 쌓았다. 벤처 1세대 기업인 엔씨소프트, NHN, 미래산업 등은 물론 최근의 사람인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기업인이 수많은 대박 신화를 썼다.

스톡옵션을 통해 로또복권 당첨 수준의 초대박을 거둔 사례도 꽤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NHN이다. 2007년 주가 급등기에 약 30명에 달하는 임원들이 평균 14억6000만원의 대박을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

스톡옵션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꽤 매력적인 제도다.

회사는 고급인력 영입에 활용할 수 있고 특히 보너스를 당장의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주게 돼 부담도 덜 수 있다.

하지만 일반주주 입장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물론이고 배당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스톡옵션 행사 기간 여타 주주들은 주가 급락에 몸살을 앓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미국 개발자인 게리엇 형제들에게 부과한 대규모 스톡옵션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게리엇 형제가 엔씨소프트 스톡옵션으로만 총 6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스톡옵션은 누군가에게는 행운을 주지만, 또 다른 이는 주가급락이라는 불운을 겪는다.

본인이 스톡옵션을 갖고 있지 않다면 해당 기업의 보고서에서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 및 행사' 현황을 꼼꼼히 짚어 보고 대응하는 게 좋다.

배정·행사 수량, 그리고 가장 중요한 미행사 수량과 함께 행사기간과 가격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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