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끝나가나] 버냉키 한마디에 롤러코스터 타는 금값

입력 2013-07-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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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출구전략 우려에 올해 21% 하락…9월 FOMC 회의 ‘운명의 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정책이 어디로 향할지가 금값의 향방을 가름할 전망이다.

금 시장은 10년 넘게 호황을 누려왔으나 올해에는 금값 폭락 등 어느 때보다 불안한 상태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대비 0.6% 하락한 온스당 1321.9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주간 기준으로 지난주 2.2%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21%나 하락했다. 미국의 지속적 경기회복세에 다우지수와 S&P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퇴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준의 출구전략 우려가 금값을 좌우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6월 의회 청문회에서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값은 온스당 1200달러 선으로 추락하며 33개월래 최저 수준을 찍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버냉키 의장이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금값이 모처럼 상승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0일 한 콘퍼런스 연설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율과 높은 실업률을 감안하면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7~18일 이틀간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도 “양적완화는 정해진 방향이 없다”면서 “경제지표에 따라 이를 줄일지 늘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연준은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기존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차기 FOMC가 올해 금값을 좌우할 중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 회복 가속에 따라 연준이 이르면 오는 9월 FOMC에서 월 850억 달러 수준인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달러 강세로 금값은 더 하강 압박을 받게 된다.

금값이 비록 지난주 1300달러 선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이던 지난 2011년 9월의 온스당 1920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금값 전망을 온스당 1300달러, 내년은 1050달러로 각각 제시하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헤지펀드 대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연준의 세 차례 양적완화로 시중에 뿌려진 유동성에 비해 아직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미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오며 이에 금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많은 사람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을 찾는다”면서 “그러나 과거를 살펴보면 금값 추이가 인플레이션을 잘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도 금값을 이해하지 못하며 나도 아는 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제 금값이 어디로 향할지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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