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심화·재고 감소 등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 전망…설탕 가격 등 이미 바닥 찍어
짐 로저스는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70년대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간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한 전설적 투자자다.
로저스는 최근 금값이 온스당 90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년 전 온스당 1200달러까지 금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으며 현재 그 예측이 맞아 떨어져 투자에 대한 혜안을 다시 입증했다고 FT는 전했다.
로저스는 “금은 절대로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신비로운 상품이 아니다”라며 “이런 투자자들이 아직 시장에 남아있는 한 바닥을 찍으려면 멀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로저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농업 분야가 앞으로 수년 뒤에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금값은 아직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설탕은 이미 사상 최고치에서 75% 하락해 바닥에 거의 다다랐다”며 “앞으로 20년간 농업은 가장 흥미로운 직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국제금융선물옵션거래소(Liffe)에서 백설탕 10월물 가격은 19일(현지시간) 톤(t)당 468달러를 기록했다. 백설탕 가격은 지난 1년간 26.43% 하락했다.
미국 농부의 평균 연령이 58세, 한국은 65세일 정도로 농업 부문의 고령화 현상은 심각하다. 앞으로 대부분의 농부가 죽거나 은퇴하면서 새로운 인력을 끌어들이려면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로저스는 내다봤다.
또 사람들은 종종 농산물 가격 상승의 배후에는 투기꾼이 있다고 비난하지만 전 세계 수요 급증으로 농산물 재고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로저스는 지적했다. 세계 인구는 오는 2040년에 90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농작물 생산량도 같이 늘어나야 하지만 물 오염과 바이오연료 수요 급증으로 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업 투자 방법과 관련해 로저스는 “주로 호주와 인도네시아, 아프리카의 농장을 사들인다”면서 “그러나 일반투자자라면 트렉터나 비료 종자회사 등 농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직접투자가 어렵다면 펀드 등 간접투자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로저스는 말했다.
스위스 소재 투자은행 사라신은행의 사라신애그리사르(Sarasin AgriSar)펀드는 지난 1년간 17%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아시아 식료품 소매업체인 데어리팜과 종자·살충제 기업인 신젠타 등 농업 관련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곡물과 비료 부문에 투자하는 일렉티카농업펀드(Eclectica’s Agriculture fund)는 지난 1년간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