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점유율’ 1위… LG 3위 최대 라이벌 애플 ‘샌드위치 압박’
미국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미국 뉴욕 메이시스(Macy’s) 백화점 주변. 이곳에 있는 T모바일 매장을 지난 3월 직접 방문한 기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S2, 갤럭시S3,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삼성 스마트폰을 고객들이 체험해 볼 수 있는 대형 ‘갤럭시존’을 입구 전면에 마련해놓은 것.
이곳에서 만난 제프 세일즈 매니저는 “3년 전에는 삼성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많은 고객이 삼성 갤럭시에 환호하고 있다”면서 “벌써 갤럭시S4에 대한 문의가 빗발친다”고 뀌뜀해 줬다.
실제 갤럭시S4는 지난 4월25일 전 세계에 출시된 후, 두 달 만에 20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전작인 갤럭시S3와 비교할 때 두 배 가까이 빠른 판매속도다. 이같은 갤럭시 시리즈 인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30% 가 넘는 점유율로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년 전인 2010년만 해도 점유율 5%로 업계 5위권에 불과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대단한 상승세다.
한 때 스마트폰 쇼크로 흔들렸던 LG전자도 그룹 역량을 총집결한 옵티머스 시리즈를 발판으로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위로 도약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의 조사에 따르면 LG전자는 2013년 1분기 스마트폰 1030만대를 출하해 지난해 같은 기간(490만대)보다 출하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덕분에 시장 점유율도 4.9%로 증가하면서, 화웨이(4.8%)와 ZTE(4.3%)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LG전자가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3위 제조업체로 떠올랐다”며 LG전자의 부활을 의미있게 보도했다. LG전자는 여세를 몰아 옵티머스G 후속작인 ‘G2’(가칭)을 내달 공개한다. 특히 G2 공개행사 장소로 애플의 안방이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4를 처음 선보였던 미국 뉴욕을 선택했다. 애플, 삼성전자와 함께 선두권 도약을 노린다는 각오다. 이미 글로벌 IT매체와 블로그 등에서 LG전자 G2 디자인과 사양이 유출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아이폰과 갤럭시 정도가 제품 출시 전 루머의 대상이었다면, 이제 LG전자도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세계 1위 삼성전자와, 3위로 뛰어오른 LG전자. 두 업체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더하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점유율은 37.2%에 달한다. 전 세계 10명 중 4명이 한국 스마트폰에 열광한다는 얘기다.
한국 스마트폰 바람은 애플의 안방 북미 시장에서도 거세게 불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1분기 북미 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량을 더한 수치는 1220만대로 애플 아이폰 판매량 119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로 따져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계는 38.4%로 애플보다 1%포인트 높다. 특히 LG전자는 직전 분기 1∼3위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리면서 점유율도 5.7%에서 9.4%로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판매량은 240만대 줄었지만, 현지 시장 규모가 전 분기보다 위축되면서 점유율은 되려 1.3%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7.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 스마트폰이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과거 피쳐폰 시절 최강자였던 노키아, 부활을 노리는 소니·모토로라·블랙베리, 추격하는 화웨이·HTC·ZTE 등이 호시탐탐 한국 업체들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1등에 오르기는 어렵지만, 추락하는 건 한 순간이다. 열광하는 전 세계인의 마음을 계속 붙잡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