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유통속도 장기적으로 하락세…높은 변동성 보일 것”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가 앞으로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 하락세를 유휴자금 증가, 금융기관의 신용창출 기능 저하로 직결시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주요 통화관련 지표 동향 및 평가-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를 중심으로’ 보고서(김철 금융시장팀 과장·표상원 조사역)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통화증가율, 통화유통속도, 통화승수 등 통화 관련 지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의 추세적 하락은 신용경색, 신용창출 기능 약화 등과 단순하게 관련지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통화유통속도의 하락은 금융산업의 성장, 새로운 금융상품 확산에 따른 금융심화 등으로 실물경제대비 통화수요·공급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데 기인한다는 결론이다.

통화승수 하락세도 5만원권 발행 등에 따른 현금보유성향 강화, 안전자산 선호 증대에 따른 지준적립대상 상품 수신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통화유통속도가 금융산업 성장, 금융거래 확대 등으로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경기 및 통화수요 변화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통화승수도 고액권 휴대편의성, 자기앞수표 대체효과 등으로 5만원권 보유가 늘어나면서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용경색 여부 등은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와 같은 총량지표가 아니라 신용스프레드, 연체율, 가계 및 기업의 자금조달 동향 등 미시적 지표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