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가’ 2인의 중국 경제 진단, 누가 맞을까?

입력 2013-06-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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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창안자 오닐 “유동성 부족하지 않아” vs. 파버 “신용버블 붕괴로 가고 있어”

▲짐 오닐과 마크 파버 등 월가 대가 2인이 중국 경제에 서로 다른 진단을 내놓아 주목된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이 지난 2011년 10월1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블룸버그

월가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력이 있는 ‘대가(大家)’ 2명이 중국 경제를 정반대로 진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용어의 창안자인 짐 오닐은 최근의 신용경색 사태에도 중국의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다고 진단했다고 25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반면 ‘닥터 둠’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글룸붐앤드둠리포트 발행자는 오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신용버블 붕괴로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최근 은행간 단기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등 신용경색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1일물(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는 지난 20일 장중 25%까지 치솟았다. 레포금리는 이날 5.8%로 마감했으나 여전히 정상적인 수준인 2~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 않으며 금융권의 자금경색도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민은행은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관에 유동성을 추가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가 24일 5% 이상 급락해 2000선이 붕괴하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진정에 나선 것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을 역임한 오닐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터내셔널캐피털콘퍼런스 연설에서 “중국에 진정한 유동성 경색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거시경제의 가장 큰 딜레마는 저축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금리를 ‘제로(0)’로 낮추길 원하면 5초 안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 둠’으로 유명한 마크 파버 글룸붐앤드둠리포트 발행인이 지난 2009년 3월16일(현지시간) 홍콩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

반면 파버는 모나코에서 열린 펀드포럼 국제콘퍼런스에서 “중국의 신용 팽창은 막대한 버블을 창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버는 “시스템에 많은 부실 신용이 있다”면서 “모든 기업이 제조업 대신 금융 거래로 돈을 벌고자 한다. 달리 말하면 기업이 국영은행들로부터 저금리로 돈을 빌려 의심스러운 대출자들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5% 달성이 어렵다는 것에는 동의했다고 CNBC는 전했다.

파버는 “중국 경제는 매우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나는 중국 성장률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 7.8~7.9%를 기록하기보다는 4%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닐도 “인민은행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7.5%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7.5%는 미국의 4.0%와 맞먹는 어마어마한 성장률이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많은 것을 바꾸려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을 통제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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