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도 송환 촉구
미국 정부가 안보 당국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송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스노든 도피를 사실상 방치한 중국 정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스노든이 러시아로 간 것은 입국 당국자의 기술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는 의도적인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카니 대변인은 이어 “이번 결정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미·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범죄인 인도에 대한 의무를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며 “이 점을 중국 정부에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카니 대변인은 스노든이 현재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러시아 정부에 스노든의 송환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스노든을 미국으로 인도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라면서 “이와 관련해 현재 러시아 당국과 대화하고,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이어 “스노든의 최종 망명지로 거론되고 있는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스노든의 송환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다양한 선택이 있지만 추측은 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고만 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스노든의 출국을 허락한 홍콩 당국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스노든이 임시 체류지로 선택한 중국, 러시아와 미국의 외교관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 앞으로 시리아 사태, 한반도 정책 등에서도 기존의 공조 체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세르게이 키슬라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스노든 체포와 관련해 러시아는 미국 당국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노든은 지난 23일 홍콩을 떠나 이날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이날 쿠바나 베네수엘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정된 항공편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러시아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