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수 이스라엘 대사는 최근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열풍’을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창업을 장려하는 문화적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김 대사는 “하나의 성공 스토리가 물꼬를 트면 창업·벤처 기업가 정신이 자극될 수 있을 텐데, 한국은 이스라엘에 비해 이러한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대사는 ‘재도전이 가능한 실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패를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지원책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한국 벤처 시장의 버블 붕괴는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실패였다”며 “지금은 과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창업하는 사람이 이익을 내고, 특히 재기 불능이 아니라 재도전이 가능한, 실패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이들한테 무조건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인 만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또 이스라엘의 실효성 높은 창업자금 지원 방식을 배울 점으로 꼽았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창업자금 및 연구개발(R&D) 지원 업무만 전문으로 하는 전문위원회를 두고 있다”며 “한국은 정부 자금을 집행할 때 엄중한 선택 과정을 거치는지, 아니면 단선적으로 진행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김 대사는 창업·벤처기업의 출구 전략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순기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기술의 가치화를 늦게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M&A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시장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한국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산실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고, 결국 국내외의 R&D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김 대사는 이스라엘이 한국 창업·벤처 산업의 벤치마킹 모델로 주목 받고 있는 만큼 대사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모방하고 따라갈 수 있는 선두주자가 있어서 편하게 성장했지만 이제 한국이 ‘프론트 러너(Front Runner)’가 됐다”며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제도를 적극 발굴, 양국간 기술 협력을 위한 솔루션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