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 하루 방문자 1만명 ‘훌쩍’ 영향력 막강… 일부 상업적 이용 고의로 정보 왜곡도
블로그 3600만개 시대. 블로그는 어느새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블로그를 통해 일기나 칼럼, 기사 등을 자유롭게 올리고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하나의 커뮤니티 창구로 활용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화 성격이 강해지고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블로그는 개인만의 공간 형성이 가능할 뿐 아니라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이웃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바쁘고 지친 삶을 살고 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블로그는 위안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와 이웃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정보 공유를 통해 추후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새롭게 다른 블로거로부터 받아 볼 수도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인해 블로그가 뒤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블로그는 여전히 뚜렷한 색깔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블로그의 생명은 ‘진실성’ = 파워블로거들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강조한다. 그들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진실성. 진실된 정보를 올리고 이를 통해 소통해야 건전한 블로그 문화 형성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래야만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를 찾아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최근 상업주의에 물들어 가는 블로거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신의 블로그가 방문자가 많아지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통해 기업 협박 등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 블로그 ‘모터블로그’를 운영하는 장진택씨는 “블로그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단정하며 “이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한다면 블로그의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품에 대한 단점 혹은 장점만을 극대화시키는 저급한 블로그 포스팅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기업에 대한 홍보용 또는 협박용으로 올리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뷰티 블로그 ‘유리달빛의 천상여자놀이’를 운영하는 김아영씨 역시 “제품에 대한 포스팅을 올릴 때는 해당 제품을 여러 차례 써 보고 장단점을 확실하게 설명해줘야 한다”면서 “장점 혹은 단점만 있는 제품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블로그 3600만개 시대…파워블로거 1400명 =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블로그 현황 분석 결과 국내에는 네이버 2850만개, 다음 800만개 등 총 3650만개의 블로그가 개설됐다.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가 매일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3일 이상 블로그를 방문하는 비율은 85.8%에 달했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블로그 분야는 여행이 61.6%로 가장 많았고, 요리 39.7%, 미용·패션 24.6%, 엔터테인먼트 24.3%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의 74.7%는 PC의 ‘즐겨찾기’에 등록된 특정 블로그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생활에 밀접한 정보나 여가·취미생활을 위해 많은 네티즌들이 블로그를 이용했음을 보여준다. 네티즌들은 관련 블로그에서 관심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함으로써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자신의 관심사와 밀접한 블로그는 꾸준히 방문하며 전문 블로그의 양산을 돕고 있다.
포털사이트는 이 같은 전문 블로그 중 영향력이 뛰어난 블로그를 매년 선정, ‘파워블로그’라 부르고 있다. 국내 파워블로그는 1400여개로 전체 블로그의 0.000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최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파워블로그를 살펴보더라도 하루 방문자가 1만명을 넘어설 정도.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상업화주의에 물든 파워블로그 = 파워블로그의 정보는 네티즌들의 소비에도 크게 영향을 끼친다. 이들 블로그를 방문해 다양한 제품의 리뷰를 보는 네티즌들 모두 소비자이기 때문에 기업들 역시 파워블로그의 글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을 협박해 고가의 제품을 건네받거나 대가성 돈을 받는 블로그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결국 이 같은 행동을 통해 해당 기업 제품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는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분명 문제가 있는 제품이더라도 일방적 찬사로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일명 트렌드 리더라는 이들에 의해 정보가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들이 모여 세력을 형성, 기업을 공격하는 일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 기업의 제품은 띄워 주고 경쟁사의 제품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블로그 세력을 자랑하는 것이다. 이 같은 행동은 저급한 블로그 포스팅을 생산시킬 뿐이고, 네티즌들의 신뢰가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리 블로그 ‘담덕공자의 캐릭터 밥상’을 운영하는 이영씨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들에게 “상업주의에 빠지는 행동은 블로그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며 “나만의 색깔을 갖고 꾸며 가다 보면 성공의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