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부실저축은행 주인찾기를 벌이고 있으나 지역별 선호도가 뚜렷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의 저축은행은 물량이 나오자마자 팔리는데 반해 일부 지방의 저축은행은 몇년째 주인을 찾지 못해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4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예성(본점기준, 서울)·예한솔(경기 분당)·예솔(울산) 저축은행 등 3곳의 매각공고를 내자 다수의 금융회사들이 입찰했다.
서울권인 예성저축은행은 러시앤캐시와 외국계·국내 사모펀드까지 뜨거운 인수 경쟁을 벌어졌다. 분당 소재의 예한솔저축은행도 KB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울산에 본점을 둔 예솔저축은행 역시 기업은행, K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러시앤캐시 등이 입찰했다.
이는 예쓰(전북 군산)·예나래(전북 전주) 저축은행 매각때와 크게 다르다. 예쓰저축은행은 2009년 설립 이래 지난 4년간 6차례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예쓰저축은행과 같은 해 설립된 예나래저축은행도 2번이나 유찰됐다.
이처럼 영업지역에 따라 선호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지역에 따라 고객들이 예금 및 대출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전라도에 영업기반을 둔 예쓰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거래고객은 10만252명으로 타 저축은행과 비교할 때 적지 않은 수다. 하지만 총 수신액은 2012억원 수준으로 가교저축은행 중 가장 낮았다.
또 영업구역 고객들의 경제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1인 평균 예치금이 200만원 수준으로 꼴찌였다. 반면 영업구역이 서울인 예성저축은행의 총 예치금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5686억원으로 예쓰저축은행의 2.82배다. 또 1인 평균 예치금은 1431만원으로 예쓰저축은행의 7.1배였다. 예한솔저축은행(경기 분당)의 1인 평균 예치금은 1150만원 수준이다.
예보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을 자산건전성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인구밀도와 경제력이 좋은 서울과 경기도, 인천 지역에 영업 기반을 둔 저축은행이 가장 인기가 좋고 부산·울산지역도 선호도가 좋지만 광주·전라·제주지역은 꺼리는 지역”라고 말했다.
한편 예한별저축은행(옛 진흥저축은행, 가교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영업정지된 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돼 지난 1일 출범하기까지 5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예한별저축은행은 본점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 거점지역인 명동·여의도·강서·교대에 지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