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경제대국 눈앞… 개혁·개방 성공 못하면 중진국 나락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 이르면 수년에서 늦어도 20년 안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강국에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오는 2016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에 오르고, 2030년에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9%에 달해 미국(17.8%)과 유로존(11.7%)의 비중을 합한 것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트렌드 2030’보고서에서도 중국이 늦어도 오는 2030년 안에 세계 최대 경제강국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300여년간 지속됐던 서구권의 글로벌 경제 지배권이 다시 중국으로 넘어오는 역사적 순간에 있는 셈이다.
NIC는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에 아시아는 GDP와 인구 규모, 군사비 지출, 기술투자 등에 기초한 글로벌 파워에서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금도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보다 월등히 빠른 경제성장 속도에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 아시아의 부상을 이끄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평가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에 이르는 경제 고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7%대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과 유럽, 3%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미국 등 선진국을 웃도는 성장 속도를 보이는 것은 물론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인류 역사상 중국처럼 거대한 인구를 지닌 국가가 이렇게 장기간 빠른 경제성장세를 지속한 것은 유례가 없다.
게다가 이런 중국의 성장은 투자와 수출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수가 현재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35%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다면 미국은 헤게모니를 중국에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미 중국은 지난 2011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24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고 미국은 76개국으로 2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맞는다면 팍스아메리카 시대는 앞으로 길어야 20년 안에 끝나고 팍스차이나의 시대가 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 전망이 실현되려면 시진핑 등 중국의 새 지도부가 소비 중심으로의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하고 빈부격차 축소, 시장자유화 등 개혁·개방에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중국은 1979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이후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의 금융위기 등 숱한 글로벌 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발전을 지속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만큼 중국이 무너지면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진핑 당 총서기와 리커창 차기 총리가 이끄는 중국의 10년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