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결국 2000선을 넘지 못한 채 올해 증시를 마감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9.70포인트(0.49%) 오른 1997.05로 2012년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험악한 국내·외 경제환경에 비해서는 9.38%라는 나쁘지 않은, 한 해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500선을 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4.24포인트(0.86%) 오른 496.32에 올해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승세가 강했다. 삼성전자가 1.74% 뛴 152만2000원을 기록하며 5일만에 150만원선을 회복한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KB금융 등 대형주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현대차 3인방은 각각 1~2% 대 낙폭을 보였다.
올해를 돌아보면 실적 등 증시 내적인 이슈보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외부 변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한 해를 회고해 보면 그리스 구제금융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인 유로존의 수장들과 끝내 연내 대타협을 이끌어 내지 못한 미국의 여야 정치인들 등 유럽과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은 한 해”라고 평가했다.
연초에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과 유로존 리스크 완화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3월에는 2050선으로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이후 그리스 총선 등 정치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코스피는 7월 1700선까지 급락했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결정,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등 글로벌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낙폭을 만회한 코스피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 재정절벽 현실화를 앞두고 1900~2000선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반복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 중국과 일본의 정권 교체 등 주요 글로벌 국가들의 정권 교체 이슈가 맞물릴 때마다 증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13년에는 올해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던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2012년 새롭게 출범한 각국 정부의 정책대응 의지가 연말 증시 불확실성을 낮출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변동성, 풍부한 유동성과 불확실성 완화는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