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견제’했지만 계파 갈등 피해갈 수 없을 듯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재적의원 127명 중 124명이 투표에 참석, 결선투표 끝에 찬성 63표로 이같이 결정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측근인 박 의원은 ‘범주류’로 분류된다. 1차 투표에서 비주류 측 김동철 의원의 표를 흡수해 범친노 측 신계륜 의원을 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당내 다수를 점한 친노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반증으로 읽힌다. 또한 두 차례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한 박 의원을 선출해 새 정부에 맞서 대여협상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편 가르기와 담합,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선거 과정이 결정된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목도리, 귀마개를 하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지만 노란색 잠바를 입고 후보 근처에도 못가고 유세차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며 반노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3파전으로 치러진 이날 경선에서 범친노 측의 지원을 받은 신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58표를 얻었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측근이자 비주류계 김동철 의원은 1차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쳤다.
당 일각에서는 주류-비주류 간 계파 갈등이 더욱 노골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비주류 측에선 “최악이 아닌 차악을 택했다”는 말이 나왔다. 친노를 견제했지만,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주류 인사가 새 사령탑으로 올라서면서 ‘반성없는 쇄신’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서다.
합의추대를 제안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전병헌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고 이겨야만 했던 대선에서 실패한 뒤 문재인 후보 외에는 아무도 단 한 줄, 한 장의 반성문도 없는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보면 의원들이 계파, 정파 이익에 가까운 결정과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5월 초까지 업무를 수행하는 신임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전열을 재정비해 4월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할 중책을 맡았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내각과 주요 인사들의 청문회를 총괄하는 역할도 맡는다.
한편 민주당은 박 의원이 업무효율을 위해 ‘비대위원장-원내대표’ 투톱 체제를 거론함에 따라 추후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