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수출 10년 간 4배 증가… 해외투자수출 선순환 구조 구축 시급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앞으로 자본재와 원자재가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생산기지 해외이전이 더욱 확대될 경우 수출유발효과 감소 및 수출대체효과 증가로 인한 수출 둔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본재·원자재 수출 비증 급증= 16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국내 수출구조는 산업 고도화와 해외생산기지 설비 및 부품 수출 증가에 따라 자본재, 원자재 수출비중이 급격히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자본재는 장비, 부품 등 생산 기계나 생산 수단을 만들어내는 제품을 뜻하며 원자재는 생산의 원료가 되는 철강, 화학제품, 직물과 같은 자재를 말한다.
지경부에 따르면 국내 부품소재 수출액은 2001년 619억8000달러에서 지난해 2553억달러를 기록, 10년 간 4.1배 증가했다.
자본재 수출비중도 2001년 41.6%에서 2011년 48.7%로 늘었고 원자재 역시 29.1%에서 36.3%로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소비재 비중은 가전, 의류, 신발 등 대표 품목들의 수출이 정체 또는 감소하면서 29.2%에서 14.9%로 급격히 위축됐다.
지역별로도 국내 기업의 생산기지로 활용되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소비재 비중이 낮고 자본재 및 원자재 비중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중국과 아세안(ASEAN)의 경우 기계·부품 등 자본재 수출 비중이 높고 소비재 수출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중국은 일반기계,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아세안은 일반기계와 함께 철강, 석유제품 등 원자재 수출이 약진했다.
반면 소비재의 경우 기존 주력시장이었던 미국, 일본 등에서도 수출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해외투자 급증… 아직까진 수출유발효과 커= 수출입은행과 산업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대비 해외생산 비중은 2010년 기준 51.4%를 기록했다, 2005년 24.6%에 비해 약 2배나 증가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완성차 해외생산이 본격화된 2001년 이후 자동차부품이 10배 이상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지경부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01년 22억2000만달러에서 2011년 230억8000만달러로 급성장했다. 미국, 중국, 인도, 체코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생산법인 진출 국가로 부품수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IT는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등 관련 자본재 수출이 확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아세안 등에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라 무선통신기기부품 수출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섬유 업종도 마찬가지다. 중국, 아세안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완제품 수출은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직물, 섬유원료 등 수출이 이를 보완하고 있다.
기계류는 주요 산업별 해외투자 증가와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부수된 기계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화학, 섬유 등 주요 제조업 해외진출 가속화에 따라 동반 수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도 2004년 이후 급증한 것도 기계류 수출 확대에 한 몫을 했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는 아직까지 총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보다는 연계된 품목의 수출유발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일부제품 제외하고 중간재 수출유발효과가 최종재 수출대체효과보다 커서 해외투자가 총수출 확대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더욱 확대될 경우 수출유발효과 감소 및 수출대체효과 증가로 인한 수출동력 둔화도 우려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지 진출 확대 및 비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외투자 및 생산은 선진국 사례 등에 비춰 볼 때 불가피하다”며 “이에 따라 향후 최종 소비재 수출비중은 더욱 축소되고 자본재, 원자재가 총수출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우리나라 수출에 있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생산기지로 활용되는 아세안, 중동, 남미 등 신흥국 및 미국, EU 등 기존 주요 수출 시장별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경부는 앞으로 기존 주력 수출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해외마케팅과 함께 중소, 중견기업을 향후 수출 확대의 주역으로 육성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형 유통망과 연계하거나 문화한류 마케팅 등을 통해 내수 소비재 시장을 겨냥한 수출 촉진 활동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