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체, 포털에 밀리고 금융권에 인력 뺏기고 ‘삼중고’

입력 2012-12-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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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업체 전문가들의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정보업계가 고사 위기에 놓인 데다 최근 은행·증권 등 금융업계가 부동산 전문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정보업계 1위인 부동산114의 김규정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지난해 10월 박원갑 부동산일번지 연구소장은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실무급 직원들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한화생명의 부동산전문가 채용 모집은 무려 1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부동산정보업체 출신 지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동산 전문가들의 이탈 러시는 고사 위기에 빠진 정보업계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정보업계가 무너진 원인은 경기 침체 탓도 있지만, 인터넷 포털 등 대기업과의 경쟁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보업체의 주 수익원은 회원 중개업소에서 받는 회비였다. 그러나 네이버 등 포털이 방대한 부동산 정보의 무료 제공과 함께 특히 중개업소를 바로 회원사로 받아들이면서 중소 정보업체들의 수익이 급격히 줄었다.

금융업계가 경쟁적으로 부동산 전문인력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전문가 이탈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은 최근 부동산 서비스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업계간 서비스 차별화를 이룸과 동시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고객층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월부터 부동산 종합 포털인 ‘알리지(R-Easy)’ 서비스에 들어갔다. 다량의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제공해 중개업소와 고객들을 연결시켜준다는 게 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도 인터넷 포털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연계해 고객이 관심있는 부동산 매물을 조회하면 대출한도 및 세무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처음으로 부동산 연구팀을 만들었고, 외환은행도 7월 IB본부를 새로 만들면서 부동산금융팀을 신설했다. 이밖에 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한화생명 등 증권 업체들도 잇따라 부동산 전문 인력 채용에 나섰다.

정보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업계가 어려운 마당에 인재 이탈까지 일어나고 있어 앞길이 막막하다”며 “기존 사업시장에서 포털 및 금융권과 경쟁해봤자 질 게 뻔하니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는데 경기 침체로 인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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