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몰려 간 제2금융권 가계대출 연체율 '빨간불'

입력 2012-08-0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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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금감원장, 금융위기 경고 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특별강연과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서민금융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고이란 기자)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심각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가계부채가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 2금융권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저소득층·다중채무자 등 금융취약계층의 가계 빚 부담이 높아 가계부채의 위기감이 높은게 현실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카드사 대출자 중 30일 이상 연체자 비율이 지난해 1월 4.5%에서 올해 5월에는 5.6%로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캐피털사는 6.1%에서 8.2%, 저축은행은 12.2%에서 14.9%로 급증했다. 단위 농협 등 상호금융사도 3.7%에서 4.1%로 상승했다. 반면 시중은행은 2.2%에서 2.3%로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의 여파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455조9000억원에서 올해 5월에는 456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2금융권 가계대출은 183조7000억원에서 186조원으로 2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시중은행의 3배에 달한다.

문제는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활성화 정책에서는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대 서민금융상품으로 꼽히는 햇살론과 미소금융, 새희망홀씨대출 등의 연체율 증가가 심상치 않다. 햇살론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6.5%에서 올해 6월 말 8%로 증가했다. 새희망홀씨대출은 같은 기간 1.7%에서 2.4%로, 기업들이 내놓은 미소금융은 3.1%에서 4%로 높아졌다.

이들 서민들의 연체기간도 점점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갈곳 없는 서민들의 보험사를 통한 대출 증가율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위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년 새 2조원이나 급증했다. 상위 보험사 7곳의 보험계약·신용·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대한ㆍ교보생명, 삼성ㆍ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보 등 6곳의 2분기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12조3958억원) 대비 1조9266억원 증가한 14조3222억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만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5.5% 급증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억제책 이후 보험계약대출로 쏠렸던 보험권 가계대출의 무게중심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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