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 늘려 손해나는 상품 급증 …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으로 보전
금융감독원은 1일 지난해 6개 전업 카드사(삼성, 현대, 신한, 롯데, 하나SK, 국민카드)의 손실이 발생한 카드 상품이 117개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 76개에 비해 53.9% 늘어난 수치다.
손실이 발생한 카드 상품이란 포인트적립, 할인서비스, 항공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 비용이 신용판매이익보다 큰 것을 뜻한다.
손실금액 규모로 봐도 카드사들의 출혈 경쟁은 여실히 드러난다. 손해보는 카드 상품으로 인한 손실금액은 2009년 1469억5000만원이었다. 지난해에는 5233억4600만원을 기록해 2년 새 3.6배나 뛰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 감소 규모는 크지 않다. 전업계 카드사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1조5382억원으로 2009년 1조8643억원에 비해 17.5% 줄어드는데 그쳤다.
가맹점수수료율이나 신용대출 금리를 높게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회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포장해왔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부가서비스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겨 온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사(현대, 롯데, 삼성, 신한, 국민카드 기준)의 부가서비스지출이 가맹점수수료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9.4%에서 2011년 37.2%로 상승했다. 늘어나는 부가서비스 비용보다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더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카드사들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신용대출에서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매기고 있다. 이 역시 부가서비스 비용 손실을 메꾸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규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차장은 “국내 카드사들은 카드소지 회원에게 경쟁적으로 부가서비스를 확대해 왔다”며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지출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한 것이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하게 된 원인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