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인다 기업 전망, 11년 만에 가장 비관적…유럽 불안·中 경기둔화·달러 강세 등 부정적 요인
미국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했다.
어닝시즌에 돌입하면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탈퇴 우려 등 유럽 불안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시장을 압박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저조한 실적을 올렸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세계 최대 건설업체 캐터필러와 세계 1위 소비재업체 프록터앤갬블(P&G) 등은 지난달 경기둔화로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톰슨로이터가 S&P500에 속한 94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6사 만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실적이 당초 전망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과 좋은 실적을 예상한 기업의 비율은 3.62대 1에 달했다.
이는 11년 만에 미국 기업들이 실적을 가장 비관적으로 본 것이라고 톰슨로이터는 설명했다.
베스포크투자그룹의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S&P500 기업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S&P캐피털IQ는 감소폭을 0.6%로 예상했다.
톰슨로이터는 지난 2분기 순익이 전체적으로 5.8%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애플 등 지수 비중이 높은 기업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0.4%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예상은 지난 2009년 중반 이후 최악의 전망이다.
샘 스토벌 S&P캐피털IQ 수석 투자전략가는 “2분기 실적은 단지 이전 수 분기 동안의 실적 호조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앞으로의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것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유로 가치가 지난 2분기에 달러에 대해 5.2% 하락했던 것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기업들은 달러로 실적을 표시하기 때문에 유럽 비중이 큰 기업일 수록 유로 가치 하락만큼 손해를 보며 달러 가치 강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반기의 미국 기업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연합(EU) 구제기금의 은행권 직접 지원 등 유럽이 최근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단기적 처방을 선보였다.
그러나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유럽에서 미국 기업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데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이 맞는다면 중국은 지난 1999년의 8.2%에 이어 1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이게 된다.
중국 시장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KFC와 피자헛의 얌브랜드는 물론 주요 수출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감축 방안 등에 아직 정치권이 합의하지 못하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의 조사에서 지난 2분기 CEO 경기전망지수는 89.1로 전분기의 96.9에서 하락했다.
짐 맥너니 보잉 회장 겸 BR 의장은 “유로존 혼란과 미국 정부의 재정계획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경기회복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CEO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