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규모 작고 연봉 적고…고위직 출신 눈에 안 띄어

입력 2012-06-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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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를 이끄는 사람들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정부의 규제산업이다 보니 권력과의 연관성이 적지 않다. 정권 교체와 함께 수장들이 줄줄이 바뀌는가 하면 낙하산 인사의 피난처이기도 했다.

여신금융협회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다른 금융부문 협회에 비해서는 관료 출신이 고위직을 휩쓸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고 연봉도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관료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관료들이 여신금융협회에 곁눈질을 보내고 있다.

이투데이가 역대 회장들의 출신 성분을 분석한 결과 9명 중 3명인 33%가 관료 출신이었다. 1대인 민해영(75) 전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1년에 고시행정과에 합격했다. 이후 전매청 관리국장, 재무부 관세국장 등을 거쳤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경제 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3대 이호군(70) 전 회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11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 국세심판소 심판관, 재정경제부 상임심판관 등을 거쳤다. 그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는 BC카드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는데 이 기간 동안 여신금융협회장을 겸임했다.

여신금융협회의 4대부터 8대 회장까지는 비관료 출신이다. 유인완(71) 전 회장의 경우 한일은행 출신으로 한국캐피탈 사장과 여신금융협회장을 겸임했다. 5대 유석렬(62) 전 회장은 제일모직에 입사해 삼성전자 전무이사, 삼성카드 사장 등을 거쳤다.

6대 나종규(62) 전 회장은 산업은행, 7대 이병구(62) 전 회장은 삼성그룹, 8대 장형덕(62) 전 회장은 씨티은행에서 각각 사회의 첫발을 내딘 민간 부문 출신이다.

뜸했던 관료 출신은 9대 이두형(60) 회장이 2010년부터 임기를 시작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이 회장은 경남 거창 출신으로 경동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에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한 뒤 재무부 국세심판소 조사관,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등을 거쳤다. 2006년부터 2009년에는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지낸 뒤 2010년부터 여신금융협회로 적을 옮겼다.

그는 2대 회장 이후 처음으로 상근 회장이다. 3대부터 8대 회장까지는 카드 업계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다 보니 여신금융협회에 대한 관심을 크게 쏟지 못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경우 여신금융협회에만 전념하며 외부 대관 업무부터, 내부의 조사·연구 업무까지 총괄하고 있다. 여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온 뒤로 회장 권한이 커지면서 인사부터 대 언론 활동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올 2월에는 금융감독원에서 함께 일한 한백현(56) 전 특수은행서비스국 국장을 여신금융협회 상무이사로 데려오기도 했다. 한 상무이사는 이전까지 신용회복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었는데 임기를 마치지 않고 여신금융협회로 전격 자리를 옮긴 것이다. 그는 현재 여신금융협회에서 금융본부장을 맡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금융감독원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한 상무와 이 회장은 2000년대 초반 감독조정 업무를 함께 하면서 인연을 맺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조직의 두 축 중 하나인 카드본부장은 김석중(56) 상무이사가 맡고 있다. 대전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상무이사는 동아종합 상사에서 근무 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자문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본부장 등을 맡았다. 2010년에는 캠코선박운용 대표이사를 지내다 지난해 1월에 여신금융협회로 자리를 옮겼다.

업계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가 신생 조직이다 보니 고위직은 대부분 외부에서 채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협회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료 출신들이 회장이나 임원직을 꿰차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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