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⑭]건선, 스테로이드 연고만 아니면 괜찮은 걸까

입력 2012-05-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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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회에 걸쳐 건선에 해로운 음식들과 조리법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하기에 앞서, 최근 건선 환자분들이 자주 문의하시는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에 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방받은 연고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바디 로션처럼 매일 바르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용하고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등급은 어떤 것인지, 따라서 얼마나 부작용이 클 수 있는지를 모르거나, 강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곳을 치료가 잘 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테로이드는 1등급에 가까울수록, 피부 증상을 숨기는 효과가 뛰어난 대신 부작용도 큽니다. 새로 바꾼 연고가 이전 보다 잘 듣는다면, 그것은 등급이 높아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연고로는 피부 증상에 변화가 없었는데, 주사를 맞으니 발진이 쑥 들어갔다면, 보다 강력한 스테로이드가 몸속으로 바로 공급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아직 스테로이드 제제에 관한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는데, 그 보다 덜 알려져 있으면서도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치료제가 있습니다. 면역억제제가 바로 그것 입니다.

사이폴-N으로 알려진 사이클로스포린(ciclosporine, cyclosporine) 계열이 가장 대표적인 면역억제제이며, 타크롤리무스 성분을 함유한 프로토픽이나 피메크롤리무스를 주성분으로 하는 엘리델 역시 면역억제제 입니다. 또한 최근 신약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스텔라라도 면역억제제의 일종입니다.

이들 면역억제제는 본래 신장 등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장기이식 환자들의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복용시키는 약입니다. 즉, 장기 이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이식받은 장기에 대한 면역계의 공격을 막기 위해 전신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약 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면역억제제가 가진 문제들, 즉 인체의 생명력 유지에 매우 중요한 면역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신장독성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건선이나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에 사용할 경우에도 기존의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등의 방법으로 도저히 개선이 없는, 심한 중증의 경우에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건선 증상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환자인데도 면역억제제를 수년 씩 투약해 온 경우가 있으며, 심지어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싶지 않아 비 스테로이드 연고의 처방을 부탁해 새로 받은 연고가 알고 보니 면역억제제였던 환자도 있습니다.

이 환자는 본인이 수년간 사용해 온 연고가 면역억제제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단지 스테로이드 연고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하다보니 이를 안전한 것으로 오해하고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원하는 만큼 바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것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면역억제제를 사용한 환자분들을 치료해 보면, 회복되는 속도가 훨씬 늦은 경우가 많으며, 가벼운 감기에만 걸려도 전신의 건선 부위에 농포가 생기는 등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고생하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면역억제제이건, 스테로이드이건, 해당 치료법을 선택하기로 결정하셨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셨을 것입니다. 다만, 선택하신 치료법, 사용하고 계시는 연고가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알아보시고, 이 치료법과 연고, 약을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이며, 그 대신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말 :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양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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