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FTA별 수출검증 요구현황’ 집계…신중한 대응 필요
최근 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된 뒤 우리나라 수출물품을 상대로 원산지 검증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세청이 집계한 ‘FTA별 수출검증 요구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이달 5일까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유럽연합(EU) 등 FTA 체결 6개 권역에서 들어온 수출검증 요청은 174건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15일 발효되는 한·미 FTA로 이러한 추이가 확산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원산지 검증요청은 2007년부터 3년간 매년 7건이었지만, 지난해 8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 이미 59건이나 접수됐다. EU의 경우 지난해 7월 FTA 발효 후 6개월간 41건이었던 원산지 검증 요청건수가 올해 1~3월 55건으로 크게 늘었다. 월별로는 1월 10건, 2월 21건이었고 3월 들어서는 닷새 만에 24건이 접수됐다.
작년과 올해 원산지 검증요청 건수를 국가별로 보면 스위스가 27건으로 가장 많고 포르투갈·폴란드(이상 8건), 이탈리아·슬로바키아(이상 7건), 헝가리(6건), 프랑스(4건) 등의 순이다. 그러나 칠레(2건), 아세안(15건), 인도·싱가포르(이상 0건) 등은 2007년 이후 5년여간 신청건수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EU 등 선진국의 원산지 검증 요청은 중국산 제품의 한국산 둔갑을 우려한 임의 상품추출(random) 방식이어서 실제로 크게 문제가 된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FTA로 교역량이 늘어나면서 원산지 검증요청은 급증할 것으로 보여 특혜관세 중단 등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기업들이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이 FTA 체결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을 상대로 원산지 검증 위반을 적발한 건수도 2010년 188건(20억원 상당)에서 작년 472건(148억원 상당)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