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 황성호·한국SC 김준송…시티·도이치은행 출신들 '위풍당당'
앞서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을 대비해 각 금융사마다 해외 유수의 글로벌 IB인재 모시기에 사활을 건 바 있다. 예전 보다 다소 주춤해졌지만 아직도 일부 외국계 출신 CEO들이 현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여의도 증권, 운용업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표 외국계 인맥은 바로 씨티맨들.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대표, 한국SC증권 김준송 대표 등이 현역에서 아직도 왕성히 활동중인 씨티출신 CEO다. 전 대우증권 김성태 대표, 전 메리츠증권 김기범 대표, 전 굿모닝신한증권 도기권 대표, 전 예탁결제원 이수화 사장 등도 ‘씨티 패밀리’의 일원이다.
극심한 변동장세 속에 환매로 골치를 썩는 펀드시장속에서도 씨티맨 운용업계CEO들의 선전은 돋보인다.
씨티은행 서울지점 자금부 시니어 딜러로 금융업과 첫 인연을 맺은 KB자산운용 조재민 대표도 “씨티은행 재직 당시 배웠던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현업에서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조 대표 취임 이후 KB운용은 140%라는 놀라운 수탁고 증가와 함께 시장점유율도 2.63%에서 7.28%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또 ‘2012 아시아인베스터 코리아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올 해의 자산운용사(Fund House of the year)'상까지 거머쥐었다.
한편 씨티와 더불어 도이치은행 출신들도 여의도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KDB대우증권 임기영 대표와 하나IB증권 추용 전무, 전 KB증권 김명한 대표 등이 대표적인 도이치 출신들로 리먼발 사태이후 흔들릴뻔한 조직문화와 사업구조를 다잡고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들이다.
2009년 임대표가 사령탑을 맡은 이후 지난 해 말 까지 KDB대우증권은 증권업계 최고인 6351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다소 브로커리지에 치중했던 사업 구조를 리테일 혁신과 IB, 세일즈&트레이딩 등 균형있는 수익으로 변화시킨 바 있다.
외국계 출신들은 위기 관리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막 전후로 IB와 FICC등 신사업을 강조하면서 글로벌한 경험과 안목을 지닌 외국계 출신 인맥 선호와 그에 따른 성과로 이어져 왔다”며 “실제 각 외국계마다 과거부터 성과, 마케팅, 위기관리 중요성을 국내 금융기관 대비 더 빨리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실무교육을 더 철저히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