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헤지펀드’ 활성화되나

입력 2012-02-06 09:4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총 운용자금 두달만에 1500→4000억원 증가 KB·산은·교보 합류…닮은꼴 전략 문제점

출범 초 ‘반쪽짜리’ 상품으로 시장의 우려를 높았던 ‘한국형 헤지펀드’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말 1500억원으로 출발했던 총 설정액은 두달도 채 안돼 40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KB자산운용, KDB산은자산운용, 교보악사 자산운용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 열기가 점차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연기금 등 기관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롱숏(가치가 낮게 평가된 주식은 매수하고 높게 평가된 주식은 매도)에만 몰려있는 닮은꼴 전략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운용 규모 두달만에 2.5배 증가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13개 자산운용사들의 총 헤지펀드 설정액은 출범 초 1500억원에서 두달도 채 안돼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후발주자인 KDB산은자산운용은 현대증권, 삼성증권과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계약을 체결하고 총 425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이달 중순 운용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역시 다음달 중순 100억~3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알리안츠자산운용은 1분기기 안에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초 저금리 기조 속에서 변동장세에서도 절대수익을 안겨준다는 매력때문에 고액 자산가들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3개월 정도면 단기 운용실적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고 성과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자금유입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참여 핵심 전략 다양화돼야”

그러나 연기금 등 기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는 점은 시장 확대에 발을 잡고 있다. 당초 자산운용업계는 초기자금(시딩)을 마련하는데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헤지펀드를 출범시키기 위해 일정을 무리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정부가 연기금을 동원해 투자 분위기를 조성해 줄것이란 예측 때문이었다.

그러나 연기금들은 최소 1~2년간 운용실적이 쌓기 전까지는 투자에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만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운용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선뜻 자금 집행에 나서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롱숏'에만 치우친 닮은꼴 전략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설정된 한국형 헤지펀드 1호 12개 가운데 1개(채권 아비트리지 전략)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펀드가 모두 에퀴티 롱숏 전략을 활용했다. 지난달 중순 시장에 입성한 KB자산운용 역시 롱숏 전략으로 상품을 내놨다. 운용 인력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금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량 모델 개발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못 썼던 것도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전략이 협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초기 시장인데다 자금여력이 풍부한 운용사들의 경우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다양한 전략의 펀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