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 차기 회장직에 6명의 전·현직 CEO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전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웬일인지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운용업계 발을 담궜던 후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전상일 전 동양증권 사장이 동양투신운용 대표이사직을 역임했지만 회사를 이끈 기간은 1년 9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증권업·자산운용업·선물업’의 공동발전을 위한 것이 아닌 ‘증권사만의 무대’로 그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각각 후보들의 능력은 더할나위 없이 쟁쟁하다. 6명 모두 오랫동안 증권사 CEO를 역임했고 투자은행(IB), 네트워크 등 자본시장 전반에 대해 충분한 이해력을 갖추고 있어 ‘운용업에 전문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리더십이다. 회장직에 오를 인물은 단순 지식만 갖고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업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금융당국에 그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외악재로 펀드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몇년째 극심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으로 자산운용업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성공적인 시장 정착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금투협은 이제 증권업계를 포함해 금융투자 업계의 대변자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이에 걸맞게 6명의 후보들은 업계 및 학계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 발전에 힘을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