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6일 탈당을 선언했다. 아울러 “탈당을 도구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전 대변인의 탈당에는 당내 권력투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지 전 대변인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따로 만나 “제게 전화해 (공천문제와 관련해) 사과하는 분들도 있다. 그분들의 사정을 이해한다”면서 “사정에 대해선 제게 묻지 말고 취재해 보라. 뻔한 내용 아니냐”고 말했다.
지 전 대변인은 한나라당 시절부터 이회창 전 총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핵심 측근이다.
그가 지난달 28일 출마 선언문을 통해 “저를 포함한 보수시민사회 후보, 한나라당 후보가 공정한 룰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보수단일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회창 전 대표의 보수대연합 구상에서 나왔다는 데 설득력이 있다.
즉 내년 총·대선에서 범보수 연합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서울시장 선거 연대가 그려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는 당과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천 불가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공천 불가 결정이 내려진 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창수 사무총장이 강력하게 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그가 심대평 전 대표의 측근이란 데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총리 발탁 문제를 두고 이 전 대표와 심각한 갈등 끝에 탈당과 국민중심연합 창당을 강행한 심 전 대표는 선진당 복귀와 함께 충청당 재건의 독자 생존론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지 전 대변인 외에 공천 신청을 한 이가 없어 제3당으로서 서울시장 선거 포기라는 최악의 수를 쓰면서까지 그를 밀어낸 데 있다. 지 전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후보 자진사퇴를 종용했던 변웅전 대표도 당초엔 그의 출마를 강권했었다.
이 전 대표는 지상욱 공천 불가 결정이 논의되던 시각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 전 대변인이 얼마든지 지지율을 높일 수 있고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 같은 권력투쟁설에 대해 당내 핵심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