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매도···1000원대 아래 붕괴 우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0분 현재 1097.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1096.70원에 마감한 뒤 1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화값이 1000원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9월10일(종가기준 1092.50원) 이후 처음이다. 그 해 9월14일 리먼브라더스는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지 않는 일요일이었다. 이후 장이 개장되자 원·달러 환율은 6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후 2년반이란 긴 시간 동안 원화값은 1000원대에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화값이 강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00원선을 내준 배경에는 무엇보다 국내 경기 상승세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원화 절상에 무게를 두고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고 있다.
이정현 기업은행 딜러는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달러 매도 포지션이 강화되고 있다”며 “속도조절은 있겠지만 환율은 아래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달러 공급의 증가도 환율 하락을 대세로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 31일까지 12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지진 사태 이후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개입도 원화 투자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고환율 정책에서 전면 후퇴한 점도 1100원대 붕괴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4.7%를 기록하며 2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개월째 4%대를 보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정부는 의도적인 고환율 정책을 결코 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기업의 피해는 당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 등 각 기업의 싱크탱크들은 올해 환율은 1000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할 때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 수반된다”며 “기업의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환율 하락으로 인한 이익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1000원대 이하로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