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로 원화값 약세 전망, 안전자산인 채권에 자금 몰릴 듯
리비아 내전 사태가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서구 열강이 개입하는 국제전으로 확대하면서 원달러 환율(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화값은 하락(환율 상승)할 수 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채권값 상승(채권 금리 하락)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21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횡보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0.1원 하락한 1126.5원에 개장했지만 역외 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면 이내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오전 10시30분경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시중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과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은 국제 유가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때도 국제 유가는 두 배이상 상승했다. 리비아가 세계 원유생산량의 2% 남짓을 차지하지만 파급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당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0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상승 출발했다. 이번 리비아 사태뿐 아니라 예멘, 바레인 등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중동 불안이 사우디아라비아(수니파)와 이란(시아파)과의 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국제 유가 상승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반면 일본 지진 사태로 촉발된 채권값 상승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일본 지진 사태 여파로 3거래일새(11일, 14일~15일) 0.16%포인트 급락했다. 일본 사태가 수습되면 안정세를 찾아가던 채권시장에 다시금 매수세가 몰릴 경우 채권값은 더욱 오를 전망이다.
김문수 다이와증권 채권분석팀 상무는 “단기적으로 일본 사태 등으로 인한 불안이 채권에는 가격 상승이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