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뻗는유통업계]상품을 팔지말고 스토리를 팔아라

입력 2011-03-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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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인터뷰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사진=숙명여대)
“김치, 라면만 가지고는 세계 100대 식품·유통기업에 드는 건 어림도 없습니다. 핵심은 ‘스토리텔링’입니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밝힌 국내 유통기업이 해외서 성공하는 비법이다. 스토리를 통한 브랜드를 만들라는 것.

마케팅의 정석은 인지도가 생기면서 판매되고 판매과정을 통해 신뢰가 쌓인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걸음마 수준인 국내 유통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상대하려면 정석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 서 교수의 견해다.

그는 한류 바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추천했다. 가까이는 중국 등 동남아시아부터 멀리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유라시아-중동벨트라고 불리는 곳에서 부는 한류다.

서 교수는 “국내 유통기업이‘현빈이 해병대에서 국내 유통기업의 제품을 먹고 힘내서 군 생활을 잘했더라’처럼 스타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마케팅을 통해 신뢰도를 자연히 높이면서 해외시장을 뚫을 수 있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것은 유통이 문화를 꿰뚫어야 성공하는 비즈니스다. 유통은 의식주, 식문화 등 소비문화 전체를 리드한다. 그는 “유통이 단지 상품 판매 뿐만 아니라 부동산 매입, 현지인 고용까지 해야하기에 굉장하다”며 “종합예술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국내유통기업이 앞으로 진출할 수 있는 범위를 유라시아-중동벨트의 한류가 미칠 수 있는 곳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도 진출할 수 있겠지만 현지기업과의 문화 경쟁에서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한류바람을 이용할 수 있는 영역권인 이슬람 문화, 러시아 정교 문화, 화교 문화에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 문화권에 안테나숍 투자를 늘리고 SSM(기업형슈퍼마켓), 대형마트 진출을 하면서 한류 후광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그가 스토리텔링을 사용해야 하는 부분은 제품 자체다. 그는 아시아적인 스토리를 가져오되 현지에 섞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자체에서 그대로 생산한 제품은 한계가 있어서다.

서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에서 현지인에 의한 디자인 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성공했다”며 “현지인에 의한 현지인의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글로벌 히트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정부차원에서도 스토리텔링을 통해 유통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제스쳐로 해외 우호세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에 위치한 외국계 기업 CEO 150여명에 땡큐카드를 보낸 후 우호도가 급증했다”며 “해외 현지기업과 좋은 관계를 맺기 원한다는 스토리텔링으로 국내 유통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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