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강남 재건축시장이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개포 지구단위계획 통과 및 3월 DTI 완화 연장 여부가 향후 강남 재건축 시장을 움직일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부동산정보업계 및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 아파트의 매맷값은 설 연휴 이후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부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강남4구 설 연휴를 앞두고 2주간 0.45% 올랐지만 설 연휴 2주가 지난 현재는 0.16%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특히 연초 강남권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던 송파구는 2월3주차 주간 변동률이 0.04%에 그쳐 상승폭 둔화가 컸다.
일부 단지는 호가가 하향 조정된 매물도 등장했지만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 9일 강남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이 서울시 심의에서 보류된 데 따른 실망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실질적인 시세 하락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지구단위계획 보류 이후 1000만~2000만원 가량 호가를 내린 단지들이 있으나 매수자들은 거래를 늦추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또한 DTI 연장 여부, 금리인상 방침 등 앞을 가늠하기 힘든 정부의 정책기조도 강남 재건축 매수자들의 발을 꽁꽁 묶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정부 및 서울시의 정책방향이 임대주택 및 소형주택 확대 등 서민주거안정에 치우치면서 역으로 강남재건축 수요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며 “개포지구단위계획 통과여부, DTI 완화 연장여부 등이 결정되는 3월까지 눈치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