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태] 점입가경...사태 안정 어려울 듯

입력 2011-02-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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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퇴진에서 국민간 갈등으로 확산...향후 사태 전개 놓고 우려 커져

이집트 사태 해결이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태 양상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에서 무바라크 지지세력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유혈충돌 등 국민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도심에서는 2일(현지시간) 무바라크 지지자들과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해 최소 7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위대간 충돌이 격화되고 부상자가 갈수록 느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는 9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무바라크 지지세력이 등장하면서 이집트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무바라크 지지 시위대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듯 이집트 국기와 쇠파이프, 벽돌 등을 소지한 채 반정부 시위대가 포진한 카이로 중앙 타히리르 광장에 진출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기 전에 군경의 저지를 전혀 받지 않았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일부로 관제시위를 조장한 후 사태 안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정부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시위대에 무력 사용을 않겠다고 밝혔던 이집트 군이 이날 “이집트 국민들의 요구는 정부에 충분히 전달됐다”면서 시위중단을 촉구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서구 각국의 정상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측은 오는 9월까지 퇴임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당장 권력을 이양하라는 서구측의 요청은 이집트 국내 시위를 선동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각적인 권력 이양에 대해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이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임을 바라는 야권의 요구와 상충되는 것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그 전까지 잠잠했던 친 정부 세력이 등장한 것도 무바라크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야권에서는 4일 전국적으로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중이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에 대해 세계 각국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의 감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란에서 지난 1970년대 후반 왕정을 무너뜨리는 혁명이 발생해 결국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독재체제가 들어섰다.

현재 반정부 시위대의 중심 인물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주목받고 있다.

엘바라데이는 노벨평화상을 받을 정도로 높은 명성과 온건한 성향, 깨끗한 이미지로 이집트 새정권에서 가장 좋은 대안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엘바라데이가 오랜 해외생활을 해온 만큼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야권의 얼굴 마담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몰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 등 이슬람 근본주의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그 여파는 막대할 전망이다.

이집트는 친이스라엘 정책으로 이스라엘과 중동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왔고 미국의 중동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이집트에 반미를 표방하는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군부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1952년 왕정을 폐지한 나세르 등 젊은 장교들의 혁명 이후 이집트 정권의 기둥이었던 군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이집트 정세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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