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도세 유입...달러 강세에 추가 하락할 수도
원유와 금 등 주요 원자재가 조정기에 들어갈까.
단기급등 부담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상품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44.10달러(3.1%) 급락한 온스당 1378.8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해 7월1일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2월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2.4% 떨어진 배럴당 89.38달러로 전일 기록했던 27개월래 최고치인 배럴당 91.55달러에서 후퇴했다.
유가는 전일 장중 한때 배럴당 92달러선을 넘기도 했다.
은 3월물 선물 가격은 1.617달러(5.2%) 급락한 온스당 29.508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1월12일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9센트(2.0%) 내린 파운드 당 4.37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올해 상품 가격이 전년에 이어 강세를 보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급등세에 따른 부담이 커진데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해 상품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금과 구리 등 주요 상품가격은 지난해 12월에만 10% 이상 상승했다.
은값이 전일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구리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유례 없는 급등세에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시장에 유입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새해 연휴가 끝나면서 거래량이 정상 수준을 회복하면서 랠리에 따른 이익을 노린 매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린 그룹의 이라 엡스타인 이사는 “많은 딜러들이 시장에 돌아와 지난해의 이익을 현금화시키기 위해 매도세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아처 파이낸셜서비스의 스티븐 플래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시장이 과열돼 조정시기에 들어갈 때가 됐다”면서 “금값이 온스당 1350달러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톰 벤츠 애널리스트 역시 “원유시장은 전일 거래에서 배럴당 92달러선을 넘으면서 매도세를 보였다”면서 “최근 급등세를 다소 진정시키기 위한 조정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이날의 상품가격 급락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공장주문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0.1%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지난해 12월 제조업 지수는 전월의 56.6에서 57.0으로 상승해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4% 올라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토론토-도미니언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외환 투자전략가는 “미국의 지표가 좋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노동부의 지난달 고용통계 발표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고용이 14만명 증가해 실업률이 지난해 11월의 9.8%에서 9.7%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