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어떻게 거짓말을 할까

입력 2010-10-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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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우리'식의 회피...'좋다'보다 '완벽하다' 식의 과장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갖는 의미는 엄청나다. CEO의 말 한마디에 주가는 물론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CEO가 거짓말을 한다면 기업의 신뢰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이다.

CEO들이 주주와 직원들을 오도하는지 혹은 부정직한 경영을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신호가 있다고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설문조사를 인용, 데일리파이낸스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컨퍼런스에서 거짓 논의를 감지하는 것’이란 학술논문을 통해 CEO가 기업을 오도하거나 부정직한 방법을 경영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신호는 ‘내’가 아닌 ‘우리’라는 표현.

경영자들은 직원 앞에서 객관적인 입장이 되기 위해 ‘나’가 아닌 ‘우리’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문제는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 같은 단어 선택으로 개인적인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는 경영인이 회사가 처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분산하기 위한 강한 의식에서 비롯된 신호다.

모두라는 말에도 주목할 필요도 있다. ‘모두가 알고 있다’거나 ‘주주들은 알고 있다’ 혹은 ‘당신도 알다시피’같은 문구를 사용할 때 CEO는 자신의 권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거나 ’모두’라는 말로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 한다.

CEO들은 감정을 억제하는 신중한 모습으로 스스로의 위엄을 강조한다. 정직한 CEO는 명확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선택해 자신을 감정을 객관적이고 꾸밈없이 표현하지만 그렇지 못한 CEO는 과장되거나 감정적인 단어를 선택한다.

특히 ‘좋다’는 말 대신 ‘완벽하다’, ‘인상적인’이라는 말 대신 ‘논쟁의 여지가 없다’라는 식의 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이 같은 성향은 더욱 드러난다.

기업을 오도하는 경영자는 주주들을 상대로 연설할 때 감정적인 변화를 직접적으로 표명한다.

특히 주가가 하락세를 걷고 있는 경우 이들은 ‘비참하다’거나 ‘참담하다’라는 식의 단어를 선택, 연출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직한 CEO는 객관적 수치와 애널리스트의 분석, 사실에 입각해 의견을 표명한다.

그렇지 못한 CEO의 경우 반대로 신뢰할 수 있는 사실에 의지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과격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들은 ‘죽다’ ‘증오한다’‘짓밟다’ 등의 용어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욕을 하는 CEO는 기업을 오도하는 대표적인 경우.

잘못된 CEO는 바른 CEO보다 직원들을 상대로 욕설이 튀어나오기 일쑤다. 이들은 극단적인 비속어나 은어를 사용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신을 믿으라는 직접적인 설득과 호소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를 믿죠?”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경영자들은 거짓을 말하는 신호일지 모르니 신중해야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뢰감을 최대한 얻기 위해 경영인들은 자신이 그러한 사람임을 설득하려 하고 이는‘극도의 긍적적 문구’로 표현된다.

신문은 ‘나를 믿으라고 말하는 사람은 절대 믿지 말라’는 오래된 문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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