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매력 상실 수익회복 여부 불확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저가 매력에 따른 순환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던 은행주가 기준금리 동결 이후 찬밥 신세가 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주는 지난 3월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1개월 동안 10.1%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를 4.0% 아웃퍼폼했다. 이는 10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과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안도감, 낮은 밸류에이션이 주목 받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채권전문가 중 60% 이상이 금리인상 타이밍을 놓친 한국은행이 10월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고, 그중 99%는 0.25%포인트 인상폭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3개월째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크게 오른 물가 상승률이 부담되긴 하지만, 세계 각국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환율 방어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만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기성향의 외국 자본 유입을 부채질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동결 발표와 함께 장중 은행주의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종가를 기준으로도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전북은행, 대구은행이 1% 안팎의 하락폭을 보였으며 일부 은행주가 반등했으나 1% 미만에 그쳤다.
금리동결 이후 향후 은행주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어 추가 상승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기대에 강세를 보인 은행주의 저평가 매력이 상실됐으며 내년 실적 전망 역시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다른 일부는 은행간 M&A 매력과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다고 내다봤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과거 평균 수준을 상회한 밸류에이션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으며, 대출정체로 인해 2011년 이자수익 회복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 은행업종의 전분기대비 가파른 순이익 증가는 KB와 우리금융의 흑자전환에 따른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LTD가 100% 이하인 현 시점에서 대출 대비 가파른 수신 증가는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대손비용 감소 및 대출수요 회복에 대한 가정은 이미 2011년 시장의 수익추정에 반영돼 있고, 7~8월 보여준 대출 저성장이 지속된다면 2011년 수익성 전망 및 밸류에이션 매력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출 성장이 여전히 저조해 당분기 회복 가시화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다만 NPL(부실채권) 사이클이 개선 국면에 접어들 경우 이익 증가는 물론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고 내년 이익 성장률이 타업종 대비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원·달러 강세시 수혜 기대와 은행간 M&A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