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부의 윤리' 가르쳐야

입력 2010-10-11 11:01수정 2010-10-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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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 코리아-초일류 국가의 조건] 돈의 가치관

니체는 “세상이 ‘신을 위해’에서 ‘돈을 위해’로 바뀌었다”고 개탄한 것은 돈이 세상을 지배하고, 세상의 의미와 방향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을 자유롭게 부릴 수 있는 자가 진정한 부자라는 점을 가르쳐야 하는 경제 교육은 아직 초보 단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 사회체계 안에서 그 누구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돈이 이제 단순한 부(富)의 상징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돈은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전능의 신(神)이 됐다. 인간이 도구로 만든 돈이 신으로 승격하고 인간은 돈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샐러리맨은 월급에 만족하지 못해 주식투자를 하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하고 금요일 저녁이면 한방을 위해 로또를 구매한다. 개미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지 못하자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옵션 시장에서 그 어느 나라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압도적인 1위의 시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006~2007년 부동산 투기 바람에 너도나도 막대한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최근 이들은 ‘하우스 푸어’로 전락해 월급은 몽땅 이자 갚는데 들어가고,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다. 심지어 어린이들도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우리네 부모들 역시 돈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경험도, 당연히 기억도 없다. 자녀들에게 돈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승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는’ 돈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육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지난 외환위기 이후 경제교육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교육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각종 투자설명회엔 20대 초반의 젊은 대학생들부터 60~70대의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지만 여기에 철학이나 도덕성에 관련된 내용은 아예 없다. 오직 대박정신만이 팽배할 뿐이다.

금융관련 불벌 대출 뉴스와 각종 리베이트 사건들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기본적인 돈에 대한 교육이 어는 때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부정부패 사슬의 끝엔 반드시 돈이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교육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본적인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저축을 하는 방법부터 절약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신용관리법도 중요하다. 국내 신용불량자의 상당부분이 미래를 짊어진 20~30대 젊은이라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윤환 한국금융연수원장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대부분의 금융 교육이 온라인 위주로 이뤄지면서 윤리 교육이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교육에선 얼굴을 마주보며 실질적으로 도덕과 금융인으로서의 인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최근 부자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시선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들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했을 때 그것을 속죄의 의미로 받아주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본적이고 올바른 경제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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