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10월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휴가철이 지나자 마자 마케팅에 돌입한다. 한채의 아파트라도 더 팔기위해 홍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등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어느 지역이든 분양 소식만 잘 전파시키면 주택구매자들은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청약 경쟁률 수십대 일은 다반사였다. 당시 몸은 바빴지만 마음만큼은 천고마비의 계절을 충분히 누렸던 이유다.
올 10월 역시 수많은 건설사들이 각자의 브랜드를 내세우며 아파트 분양을 준비중이다. 서울에서 944가구, 경기도에서 1만273가구 등 이달 들어 서울 수도권에서만 1만3317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금융위기 직전 수준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지만 주택시장 침체기인 현재 상황에 비춰볼때 상당히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
물량은 많지만 분위기는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던 2008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현재 주택시장은 예전과 다르게 침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분양 물량 역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 분양을 하지 않으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예전 호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내놓은 것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분양을 해도 계약률 20%가 넘기 힘든 현실에서 분양하고픈 건설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작금 주택시장은 초토화 직전이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신규 분양을 위해 내놓은 모델하우스에 주택구매자들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청약률은 '0'수준에 근접해 있다. 올해 들어서는 모델하우스를 개관해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분양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호시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애기가 되버렸다. 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났지만 시장은 꿈쩍도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만여채가 넘는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온다면 집값 하락을 부채질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주택 구매자는 더욱 더 주택 구매를 미룰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장에 내놓는 다는 아픔이 어느정도인지는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금융비용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인력 운용을 위해 분양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한 중견 주택건설사 사장의 푸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금융위기 이전 10월 분양이 건설사들에게 '잔치집'이었다면 올해 찾아온 10월 분양은 '상갓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