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지멘스ㆍ바스프 CEO 불만 토로..희토류 금속 수출 제한도 우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불만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독일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 지멘스와 세계 최대 화학업체 바스프의 최고경영자(CEO)가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견에서 “중국 진출 외국기업들의 기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회견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위르겐 함브레히트 바스프 CEO는 “중국이 시장 접근을 대가로 외국기업들의 경영 및 기술 노하우를 중국에 전수할 것을 무리하게 요구한다”며 “무리한 기술 전수 요구는 중국과 바스프의 협력관계에 대한 우리의 취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페터 뢰셔 지멘스 CEO는 “정부 조달시장에서 현지업체와의 차별 대우로 외국기업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면서 “금융 및 자동차 부문에서의 규제도 시급히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스프와 지멘스가 현지에서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 수는 양사 합쳐 3만6000명에 이르며 지난해 116억달러(약 14조원)의 매출을 중국에서 올렸다.
원자바오 총리는 두 CEO의 불만 토로에 대해 “중국은 외국 투자에 계속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투자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CEO도 지난 1일 “중국정부는 점점 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면서 “GE는 중국 진출 25년만에 가장 악화된 사업환경에 처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함브레히트 CEO처럼 중국에 우호적인 비즈니스 인사가 이처럼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중국 기업환경을 둘러싼 외국기업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FT는 전했다.
함브레히트는 지난 2007년 메르켈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만났을 때 이를 강하게 비판할 정도로 친중국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한편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이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중국 방문 중 언급했다.
희토류 금속은 군사장비,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자기기 등에 쓰이는 휘귀금속으로 중국이 전세계 공급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일 소수의 중국 국영업체만이 17개 희토류 금속 채굴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내년 3월까지 신규 채굴 허가를 동결하는 등 희토류 금속 수출을 제한하는 움직을 보이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우려에 대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은 희토류 금속의 수출을 막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수출량과 가격은 적절하게 조절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