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이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일(현지시간) 거래된 6월물 금선물 가격은 1243.10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1974년 금선물이 거래된 이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CNN머니매거진은 금값이 최근 급등하는 이유를 보도했다.
먼저 현재 세계금융시장이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으로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지난주 세계증시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금값은 2%나 급등했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안전한 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현재 금 가격은 여전히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980년 금값이 온스당 825.50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180.27달러에 이른다.
투자자들의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도 금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됐다.
시카고 소재 선물거래중개회사인 린드월독의 아담 클롭펜스타인 선임 투자전략가는 “최근 투자자들이 외환거래 시장에서 벗어나는 추세”라며 “외환거래가 저위험 투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금은 그보다 더 변동성이 적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금융불안으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투자자들은 아울러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 귀금속 어드바이저의 제프리 니콜스 이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확장 정책과 유럽의 1조달러에 가까운 구제기금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니콜스 이사는 지난해 “올해 중반부터 금값이 치솟기 시작할 것”이라며 “금값이 올해 말에 온스당 1500달러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외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늘리는 것도 금값 상승의 이유중 하나이다.
중국과 인도 등은 최근 달러화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및 베네수엘라도 금 매입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은 2억6140만온스의 금을 보유해 여전히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이지만 전문가들은 적어도 10년간은 미국이 금을 매입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금리보다 금을 보유하는 것이 높은 수익을 주는 것 또한 금에 대한 수요를 늘리고 있다.
클롭펜스타인 스트레지스트는 “요즈음의 금값 상승 추세로 본다면 금을 1주일 보유하는 것이 채권을 1년간 보유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