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③ 휘청거리는 '주식회사 일본'

입력 2010-04-27 14:33수정 2010-04-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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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5월 위기설 실체는-도요타·소니·JAL 1위에서 추락

(편집자주: 아시아를 넘어 미국을 위협하던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 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이겨내고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일본 경제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일본의 문제가 일제히 대두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4회에 걸쳐 일본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국가부도 경고음.. 그리스 다음은 '日本'

② 무너지는 하토야마 내각

③ 휘청거리는 '주식회사 일본'

④ 고립되는 일본, 일본인

소니와 일본항공(JAL), 도요타의 공통점은. 모두 각자 해당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던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1위의 자리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는 점이다.

'주식회사 일본'이 휘청거리고 있다. 한때 제조업의 '절대강자' 자리를 고수하며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기업들이 위기에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기업의 자만심을 추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제2차 대전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최정상에 오른 뒤 뒤를 돌아보지 못한 채 안주했다는 것이다.

이는 제네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도약했다가 전대미문의 리콜 사태로 수렁에 빠진 도요타자동차가 여실히 보여준다.

도요타는 품질신화를 창조하며 글로벌 제조업계에 도요타 신드롬을 주도했지만 지난 22일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에 이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가 신용등급 강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도요타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한 단계 하향해 'Aa2’로 끌어내렸다. 무디스는 도요타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대량 리콜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S&P는 5월 중순까지 도요타의 리콜 사태와 영업현황을 판단한 뒤 신용등급을 유지할지 하향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쓰카와 지즈코 애널리스트는 “도요타의 3월 실적은 주로 판매촉진책에 힘입은 것으로 4월 실적을 보고 등급 변경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800만대가 넘는 자동차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는 도요타가 각종 소송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S&P는 도요타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로 제시하고 있으며 전망은‘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제시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향후 6개월간 주의깊게 검토한 뒤 신용등급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다.

무디스의 등급 하향에 대한 도요타의 반응은 "놀랍지만 어쩌겠냐"다. 이와사키 미에코 대변인은 신용등급 강등은 유감스럽다면서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아 등급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맨'으로 80~90년대 전세계 젊은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소니 역시 과거의 영광은 일장춘몽이 된지 오래다.

소니는 지난 3월 프로그램 결함을 이유로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대한 리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PS3는 300만대 가까이 팔리며 소니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던 중이었다.

소니의 리콜 사태는 4월에도 이어진다. 소니는 4월초 자사의 브라비아 TV에 대한 리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앞서 소니는 텔레비전 모니터가 브라운관에서 LCD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삼성전자에 리더 자리를 뺐겼다.

워크맨으로 세상을 호령했지만 음악시장이 카세트테이프와 CD를 거쳐 MP3로 진화한다는 사실도 내다보지 못한 채 애플이 아이팟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주식회사 일본이 안겨준 충격의 절정은 한때 세계 1위 항공사였던 JAL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사건이었다.

JAL은 1980년대 해외 리조트와 호텔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 JAL은 '편안한 여행’에서는 성공했지만 호화로운 서비스에서는 실패해 결국 256억달러의 빚을 남긴 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JAL의 충격은 끝나지 않았다. JAL은 지난 3월 마감한 연결영업손익에서 구일본에어시스템과 통합한 이래 최악인 16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JAL의 일본항공의 지난해 4∼12월의 국제선 여객수입은 전년대비 40% 이상 감소했으며 국내선도 10% 정도 줄어들었다.

경기침체에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줄어들었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특히 JAL은 기업재생지원기구 및 주거래은행으로부터의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인원삭감의 조기실행 및 채산성이 없는 노선 철수의 철수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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