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 'TRUMP' 이어 영부인 이름 딴 'MELANIA' 출시
취임 직후 긍정적 행정명령 기대
기대치 못미치면 실망 매도로 변동성 확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이 5% 넘게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가운데 트럼프 가(家)의 공식 밈코인과 관련한 부정 여론이 발생하며, 일각에선 그의 가상자산 인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주말 기준 일주일 전보다 약 16%(약 5100억 달러) 상승한 3조6600억 달러를 기록한 뒤, 이날 오전 다시 5% 가까이 하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최근 공식 밈코인인 ‘트럼프 밈’을 발행하며 친 가상자산 행보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다만, 이날 새벽 6시 13분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공식 밈코인 ‘멜라니아 밈’의 출시를 알리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싹텄다. 일각에서는 트럼피 밈의 대성공 이후 지지자들을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메사리(Messari)의 공동 창업자 라이언 셀키스(Ryan Selkis)는 자신의 X(구 트위터)에 “트럼프는 멜리나아 밈 출시를 권유한 사람을 해고해야 한다”라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며, 지지자들의 돈과 선의를 낭비했고, 지지자들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시장은 멜라니아 밈의 출시 시간을 전후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주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트럼프가 취임 직후 미국 내 가상자산 관련 모든 소송을 중단하는 것과 가상자산 관련 규제 정비에 대한 행정명령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크게 상승했던 뒤라 낙폭이 더욱 심화했다.
대표적으로 17일 10만 달러를 재돌파해 이날 새벽 10만6000달러까지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오전 8시 40분께 10만 달러 선이 다시 붕괴하기도 했다. TRUMP가 솔라나 기반으로 발행되며 전날 신고가(ATH)를 경신했던 솔라나는 전날 고점 대비 15% 가까이 하락했다.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사임 기대감 등으로 16일 업비트 기준 신고가를 경신한 리플도 전날보다 3% 넘게 하락했다.
멜라니아 밈 출시의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분석가들 사이에서 다소 의견이 갈렸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시장의 유동성이 멜라니아 밈으로 쏠리는 현상과 함께,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으며 시장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반면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멜라니아 밈 출시를 달갑지 않게 여긴 투자자도 있을 수 있지만, 시장 하락과는 뚜렷한 인과관계를 찾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국내 분석가들 모두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2시에 있을 트럼프 취임 직후 이어지는 행정명령의 내용과 강도에 따라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 했다. 김병준 리서처는 “현재 시장이 트럼프 관련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특히 업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서는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책 발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최승호 쟁글 리서처 역시 “앞서 논의된 행정명령이 현실화한다면 긍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기대와 달리 첫날 적극적인 행정명령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어 큰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