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밸류업 효과 '시들'…업종 PBR도 지지부진

입력 2025-01-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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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의 가치평가 수준을 알 수 있는 업종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되려 후퇴한 것이다. 하반기부터 증시 부진이 심화하고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다수 업종의 주가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업종별 주가지수 17개의 평균 PBR은 1.09배로 지난해 초(1월 2일·1.20) 대비 0.11배 하락했다. 하락률로 보면 9% 낮아졌다.

1년 새 PBR이 하락한 업종은 9곳이다. 업종별로 보면 △KRX철강(-39.3%) △KRX에너지화학(-39.3%) △KRX정보기술(-25.1%) △KRX반도체(-16.7%) △KRX자동차(-15.2%), △KRX반도체(-15.5%) △KRX헬스케어(-12.9%) 등의 하락률이 컸다.

반면 KRX보험(31.6%) △KRX은행(15.2%) △KRX기계장비(14.2%) △KRX증권(11.9%) 등 8개 업종은 상승했다.

PBR이 1 이상인 업종도 6개(반도체·헬스케어·기계장비·미디어&엔터테인먼트·정보기술·에너지화학)에서 에너지화학 업종이 빠지면서 5개로 줄었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 주가가 1주당 순자산 대비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치다. PBR이 1 미만이면 보통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저평가받고 있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스스로 주가를 부양하는 제도를 추진했다. 정부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과 여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세제 부담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저PBR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주환원율이 다른 업종 대비 높았던 금융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경기침체 우려 및 트럼프 트레이드, 비상계엄사태 등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거듭하며 다수 업종 주가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원자재 가격 상승,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철강과 석유산업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다.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1년 새 10%, 코스닥지수는 21%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부터 저평가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웬만한 악재들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더 나빠질 게 없다고 본다"면서 "불안심리 진정만으로도 기술적 반등을 모색할 수 있고 기대하지 않았던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변화가 가시화되면 추세 반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고 과정에서 그동안 부재했던 통화·재정 정책 동력이 유입되며 한국 금융시장 저평가 매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기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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